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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심 국제중 영어캠프 <기숙사 편>

글을 시작하며:

이 글은 첫째 아이가 2022년에 청심캠프에 다녀온 이야기이다.

혼자 알아서 모든 걸 해야하는 3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겠지만

외할머니댁에도 아이를 일주일 이상 보내보지 않은 나는

걱정만 내내 한 것 같다.

다행인 건, 식사가 맛있게 나온다는 것과

대학생 선생님들이 밀착케어 해주신다는 점이었고

동네친구도 캠프에 같이 간다는 사실이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아이에게는 쉬운 도전이

왜 우리 부부에게는 그리 어려웠을까 싶다.

결론은 3주간 아이는 즐겁게 생활했고

한 뼘 더 자라서 왔다는 것이다.

 

 

 

 

 

청심 영어캠프 기숙사 생활 .

엄마 보고싶어요! 우는 아이들.

그렇게 시작되는 캠프생활

 

 

 

아이를 캠프에 데려다 주는 첫날은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엄마 아빠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아이와 짐만 내려주면

대학생 선생님들이 앞에서 아이를 데려가는 시스템이다.

 

코로나 때문에 도입된 방식인데

올해도 이렇게 진행한다고 한다.

그래서 차에서 인사를 다 끝내야 하고,

짐만 내려주면 이제 퇴소할 때 만나게 된다.

기숙사는 요렇게 생겼다

청심 카달로그 속 기숙사 사진

첫째는 기숙사 방 배정을 받고

낯선 방으로 들어섰을 때

부모와 떨어진게 실감이 났다고 한다.

실제로 첫 주는 엄마 보고 싶다고 우는 친구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건 학년 상관없이 그렇다. 6학년 다 큰 엉아들도 운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

아이 입장에서는 이렇게 가족들과 떨어져 19박 20일을 혼자지내는 게 도전 그 자체다.

 

 

어머니! 아이를 데려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캠프측에서 이러면 어쩌지...최악의 상상을 하며 나도 마음 졸였는데

그런 일은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다.

이건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캠프측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셨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3박 4일인 줄 알고 왔다가 3주라는 말에

엄마와의 첫 통화에서 우는 경우도 있다고.

" 엄마가 분명히 3박 4일 이라고 했잖아 엉엉 "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빠르게 적응한다

엄마 생각날 틈 없이 꽉 찬 스케줄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는 캠프생활중에 핸드폰을 전혀 사용할 수 없고

부모님께 전화하는 날에만 5분 정도 통화를 할 수 있다.

핸드폰이 없던 아들은 캠프에 있는 전화로 전화를 했고

그런 아이들이 꽤 있었던지, 뒤에 친구가 기다려서 오래 통화할 수 없다고

아들은 시간내에 전화를 끊곤 했다.

 

 

그런데 사실 5분 정도도 꽤 긴 시간이라

미리 생각해둔 질문을 다 충분히 했던 것 같다.

아이의 목소리는 늘 밝았고,

걱정말라며 늘 엄마를 안심시켰다.

통화는 정해진요일과 시간에만 할 수 있었고

(걸수는 없고 받을 수만 있다)

매일 아이에게 게시판에 편지를 남길 수 있었다.

4시까지 업데이트하면 그날 저녁 간식시간에 프린트해서

아이에게 주신다.

 

다른 아이들은 다 받는데, 첫째만 못받으면 서운할까봐

마감시간 전에 열심히 써서 보냈다.

엄마가 된 이후 아이에게 이렇게 편지를 꾸준히 써 본적이 없던터라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오래 첫째가 없는 일상도 처음인데다가

그 일상을 아이에게 전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나에게도 좋은 경험이었다.

마치 러브레터를 쓰는 것처럼 한 자 한 자,

그리움을 담아 보냈다.

아이가 퇴소할때 내가 쓴 편지뭉치를 다시 가져다주어서

가끔 읽어보기도 하는 소중한 추억거리다.

둘째가 형아를 많이 그리워해서

같이 편지를 쓰며 마음을 달래주기도 했다.

나중에 첫째가 동생이 편지쓴 게 귀여워서 읽으면서 많이 웃었다고 얘기해주기도 했다.

밤에는 11시면 무조건 소등하고 취침을 한다.

기숙사에서 아이들이 많이 친해지는데

내성적인 첫째와 달리 활발한 동네친구는

많은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나중엔 카톡 단톡방에서 소통할만큼 재밌었다고 한다.

영어캠프는 기숙사에서도 영어로만 이야기해야 한다.

한국말을 하면 벌점을 받는다고 해서

첫째는 되든 안되든 영어를 했다고 한다

주로 짧게. ^^

청심영어캠프 초창기에 다녀온 조카의 일화를 들어보니

같은방이 된 아이가 통 말을 안해서

부끄러움이 많은가보다 했는데

나중에 퇴소할때 그 아이가 자기는 영어가 유창하지 못해서 말을 안한거라고 고백하더란다.

친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며.

하고 싶은 말은 말은데 영어로 나오지 않으니

영어반 한국말반 섞어서 생활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하는데

이건 어쩔수 없는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영어로 모든 의사소통이 가능하면

캠프를 왜 왔겠는가.

되든 안되든 수업 외에도 영어만 써보려고 노력했다는게,

적어도 한국말은 하지 말자 생각했던 조카의 룸메도

나는 기특했다

분명 그 친구는 3주간 의사소통의 답답함을 스스로 감수했기에 영어 스피킹을 배워야하는 목적의식이 확실해졌을거라 믿는다.

어쨌든 첫째는 다행히 청심영어캠프에 빠르게 적응하기 시작했고 청심캠프는 그런 아이에게 두 가지 큰 선물을 주었다.

이건 아이의 관점에서 좋았던 점인데,

매일 7시에 팝송으로 전체기상을 하는 게

좋았다

그 팝송들은 집에 와서도 찾아서 듣고

달달 외우기도 했고

아침에 몸이 반응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아이다운 피드백 ^^

기상송이 너무 좋았다니!

6학년 초딩이 팝송의 세계에 빠지는데 일조한 청심캠프의 기상송들.

대학생 선생님들의 초이스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요즘 유행하는 팝송들을 들은 첫째는 퇴소해서 오는 길에서 팝송을 듣고 싶다고 할 만큼 푹 빠졌다.

이건, 같은 동네친구도 마찬가지였다.

팝송이라곤 들어본 적 없는 아이들이 줄줄줄

따라서 부르는데

우리 어른들은 무척 놀랐다.

지금도 아이들은 기상송들을 계기로

영어랩과 팝을 듣는다

그리고 두 집 모두

한동안 기상송으로 활용을 너무 잘했다.

음악만 나오면,

일어나라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일어났다.

3주간 몸이 기억하는 기상송들을 들을때마다 아이는 여전히 청심의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워하며 그리워한다.

(겨울캠프에도 가고싶다고 한동안 말했다)

라이팅을 정말 많이 했다.

쓰고 쓰고 또 쓰고.

큰 배움이었다.

아이기 청심영어캠프에 가기 전,

제대로 된 라이팅 수업을 들어본 적이 없다.

늘 스피킹과 라이팅에 목마름이 있던 아이인데

캠프가 끝나고 가져온 교재를 보고 놀랐다

라이팅을 정말 많이 한 것이다.

선생님께서 첨삭을 꼼꼼하게 해주시면, 다시 아이가 리라이팅을 했다.

이 경험을 통해 아이는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

3주만에 끝낸 리딩교재를 보니 수업에 열심이었구나 싶었다

글마다 쌤께서 코멘트 해주셨다

참고로, 청심캠프의 같은 반에 남자아이가 첫째를 포함해서 3명이었고, 나머지는 여자친구들이었는데 친구들의 실력이 좋아서

많이 자극을 받았다고도 했다. 아이반에는 총 15명이었다.

반에는 담임선생님외에도 서브 선생님이 계셔서 아이들의 활동을 도왔다.

단어시험도 매일봤다

(나중에 최종리포트에 점수가 나옴)

글을 끝마치며:

들어갈때는 엄마보고 싶어서 울었던 아이들인데,

마치 한 편의 성장소설을 보는 것 처럼,

이번에는 나가면서 눈물을 보였다.

청심영어캠프를 퇴소하는 날,

여기저기 아이들이 울기 시작했다.

동네친구도 씩씩하게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인사한 후 차 안에서 펑펑울었다.

(아이 어릴때부터 봐왔는데, 그런 모습은 처음봐서 우리 모두 놀랐다)

이번에는 정든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헤어지기 아쉬워서다.

3주간 서로 정이 많이 들었던 모양이다.

특히 아이들이 대학생 선생님들을 많이 따랐던 모양이다

선생님들과 포옹하며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아이들이 부모를 만나서 반가워하면서도

캠프를 떠나서 이리 슬퍼하는 모습을 보게될 줄이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 ^^

그 만큼 캠프생활을 잘 했다는 뜻이리라 믿으며

오랜만에 만난 첫째를 꼭 안아주었다.

돌이켜보면,

아이가 스스로 가고 싶어했던 영어캠프였기에

능동적으로 열심히 배우고 즐기고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억지로 보냈다면,

아이의 성향상 힘들었을 일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영어를 좋아했기에 모든 경험들이 즐거움으로 다가온 것 같다.

3주간의 규칙적인 생활을 경험한 이후

중학생이 된 아이는 지금도 자발적으로 알람을 맞추고

6시반~7시에 기상해서 아침공부를 한다.

(그 전에는 아침에 정말 힘들게 일어났고

지각하기 직전에 학교에 갔다...아침이 전쟁이었는데)

역시 엄마의 백마디 잔소리보다

스스로 배운 한번의 경험이 더 힘이 세다.

누군가 청심영어캠프가 어땠냐고 물으면

나는 만족한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아이의 의사와 성향을 고려해서 최종 판단은

부모님만이 할 수 있기에

모든 아이들에게 다 맞을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도

꼭 덧붙인다.

무엇보다 아이 스스로 캠프에 관심을 보이고

가고 싶어하는것이 중요한것 같다.

청심캠프 포스팅을 하다보니,

작년의 우리가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났다.

지금쯤 형아는 뭘할까

(3주간 버릇처럼 했던 말)

둘째와 많이 그리워했더랬는데.

지나고나면 다 좋은 추억이다 싶다.